일기 쓰기 생활화, 논리력 키웠어요
  
지난 9월 치러진 국제영어대회(IET, International English Test)에서 초·중·고 대상을 수상한 주인공들을 만났다. IET는 특목중·고교로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들이 외국어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통과의례처럼 치르는 시험 중 하나로 전국 19개 외고가 공동 주최한다. 수상자들은 가장 어려운 관문인 에세이와 인터뷰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는 논리력이 열쇠”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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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영어대회 초중고 대상 수상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안수진양과 박도현·이인범군. [황정옥 기자] 

“평소 정치 뉴스 보며 어학실력 다져”

박도현(서울 대도초5)군의 어학실력은 평소 꾸준한 뉴스 보기 습관으로 다져진 것이다. 뉴스를 즐겨 찾다보니 주제 파악·내용 요약·핵심 분석·근거 제시·초점 설명 등의 논리력을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대회 에세이 주제는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며, 어떤 질문을 하고 싶은가’였다. 박군은 답지 여백에 글의 구성과 개요부터 짰다. 4개 문단으로 나눠 첫 문단에는 만나고 싶은 사람에 대한 정보를, 둘째 문단엔 만나려는 이유를 배치했다. 셋째 문단엔 질문 내용을, 마지막엔 전체를 요약·재강조하는 구조로 글쓰기 계획을 짰다. 박군은 “대부분 역사적 위인들을 쓴 친구들과 차별화하고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러시아 푸틴 총리에 대해 썼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정치 스타일과 대중적 인기에 대한 나의 지식과 궁금증을 엮어 쓴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군은 주어진 그림을 영어로 설명하는 인터뷰 때도 뉴스 감각을 십분 발휘했다. 그림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끼리 부딪혀서 싸우는 모습이었다. 박군은 인물의 동작만 묘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예를 들어 그림 속 상황을 이야기로 꾸며냈다. 박군은 “세계사이클대회인 ‘뚜르드프랑스’로 묘사했다”며 “인물들의 기분에 따라 화나거나 미안한 표정을 함께 지으며 설명했다”고 회상했다. 이것이 심사위원에게 설득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외국 비평 사이트로 다양한 관점 길러”

안수진(서울 압구정중3)양의 영어 글쓰기 실력은 퇴고를 통해 향상됐다. 전형적인 모범형이다. 안양은 지난 2년 동안 학교나 학원의 숙제로, 또는 스스로 영어일기처럼 썼던 글들을 모두 컴퓨터에 모아뒀다. 가끔 그 글을 들춰보면서 자신의 글 솜씨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고 반성했다. 안양은 “고칠 점이나 나쁜 습관을 점검·보완해 새 글을 쓸 때 반영한다”며 “봤던 글도 훗날 다시 보면 고칠 부분을 새롭게 발견한다”고 말했다. 책을 읽을 때도 좋은 표현을 보면 옮겨 적고 글을 쓸 때 활용한다.

이 같은 꾸준한 글쓰기 습관엔 우리나라를 소개한 외국 사이트를 즐겨 찾는 안양의 흥미가 학습동기가 됐다. 안양은 “우리나라 전자제품·문화상품·사회상에 대해 비평한 외국인의 시각을 통해 내가 몰랐던 다른 관점을 배우게 돼 사고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양은 이를 십분 활용해 이번 에세이 주제인 ‘인간의 활동이 우리생활과 지구환경에 도움이 되느냐’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논하는 글을 썼다. ‘도움이 된다’라는 생각만 고집하지 않고 해가 되는 점도 지적하며 근거와 사례, 대안을 제시했다. 인터뷰 때도 소심한 성격과 더듬거리는 말투를 보완하려고 노력했다. 다소 딱딱하지만 천천히 또박또박 발음하는 자세로 임해 평가관에게 인상을 남겼다.고교부문 에세이는 철학적이고 무거운 주제가 주어져 글쓰기가 쉽지 않다. 이번 에세이 주제는 ‘진정한 자유는 방임이 아니라 제재·규범도 있어야 한다.’ 였다.

“5분 발표, 3대3 토론으로 배경지식 쌓아”

이인범(안양외고1)군은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의 장단점을 사례로 들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입장차에 따라 무역제도의 유·불리가 서로 다를 수 있음을 답안으로 썼다’고 말했다. 이군은 “근거를 제시하는 게 가장 어렵다”며 배경지식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IET에서는 에세이가 말하기 평가로 이어진다. 에세이 답안을 활용해 자기 의견을 발표하고 의견차가 다른 상대방과 토론을 벌여야 한다. 이군은 “내 주장만 강조하지 말고 찬·반 입장을 두루 활용해 논리를 세우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군은 이에 대비해 5분 발표, 3대3 토론으로 훈련을 해왔다. 5분 발표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5분 동안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이군은 “처음엔 2분도 힘들었다”며 “자료 수집·분석, 내용 이해, 개요 수립 등 사전활동이 몸에 배야 한다”고 말했다. 3대3 토론은 3명씩 한 팀이 돼 대립하는 찬·반 설전이다. 발표와 반박 역할을 순서대로 수행하며 토론 방법을 익히는 훈련을 했다. 이를 함께 연습한 학교 친구 최준호군과 서보경양도 각각 은상과 동상을 차지했다. 이군은 “찬반을 골라 쓰는 토플 글쓰기 공부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글=박정식 기자 /  사진=황정옥 기자
http://news.joins.com/article/aid/2009/11/16/3540933.html?cloc=olink|article|default